📚 주도 업종 연구 시리즈 5편 / 전 5편
← 4편: 대장주와 200일선, 아직 규칙으로 안 쓰는 이유
“정부가 반도체에 투자한다”, “조선 산업을 지원한다” 같은 발표가 나오면 그 업종을 사야 할까요? “정부가 밀어주는 업종을 사라”는 말도 주식 시장의 흔한 조언입니다. 주도 업종 연구 5편은 정부 보도자료 243,868건을 모아 이 조언을 숫자로 확인했습니다.
이 글의 숫자는 직접 다시 돌린 결과입니다. 흔히 쓰이는 투자 규칙을 코드로 옮겨 실제 가격 자료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다른 곳의 결과를 옮긴 것이 아닙니다.
정부 발표 한 줄 요약
정부 발표 건수는 주가보다 늦거나 주가와 무관했습니다. 4편의 주도 업종 규칙에 “정부 언급이 늘어난 업종만”이라는 조건을 얹자, 연 +22.7%였던 성적이 +7.4~13.6%로 크게 나빠졌습니다.
무엇을 쟀나
- 자료: 정부 부처가 낸 보도자료 243,868건의 제목과 요약(2017년 6월~2026년 9월)
- 업종 연결: 투자자용 업종 분류 69개 가운데 46개에 키워드 대응표를 미리 정했습니다(예: 반도체 = 반도체·메모리·파운드리·HBM 등). 결과를 보기 전에 고정했고, 결과를 본 뒤에는 손대지 않았습니다. 결과에 맞춰 표를 고치면 사후 끼워 맞추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 지표 두 가지: ① 그 업종 키워드가 들어간 보도자료 건수(언급), ② 거기에 ‘투자·지원·육성·예산·전략·대책·특별법’ 같은 행동을 뜻하는 말이 함께 있는 건수(사업·투자 언급)
- 언급이 늘었다는 기준: 최근 3개월 언급 비중을 직전 12개월 평균 비중으로 나눈 값입니다. 전월 말까지 나온 보도자료만 썼습니다.
- 매매 조건: 한국 보통주, 한 달에 한 번 교체, 왕복 0.3% 비용, 2018년 6월~2026년 9월
2025년 반도체·조선·방산 — 정부 언급은 언제 늘었나

- 반도체: 2025년 내내 한 달에 16~45건으로 평평하다가, 가격 순위가 1위가 된 뒤인 2025년 11·12월에 31~38건으로 늘었습니다. 정부가 먼저 말한 것이 아니라, 시장이 오른 뒤에 정부가 따라 말한 셈입니다.
- 우주항공과국방: 늘 한 달에 100~220건입니다. 정부는 국방을 항상 언급하기 때문에 건수가 많다는 것 자체가 신호가 되지 않습니다.
- 조선: 한 달에 25~66건으로 주가 순위와 상관없이 오르내렸습니다.
언급이 늘면 다음 달 오르나 — 아니었다
69개 업종을 매달 말 ‘언급이 얼마나 늘었나’ 순으로 줄 세워 다음 달 수익과 맞춰 봤습니다. 둘 사이의 관계(상관계수)는 언급 −0.008, 사업·투자 언급 +0.004로 사실상 0이었습니다. 관계가 플러스로 나온 달도 각각 45%, 48%로 절반이 안 됐습니다.
주도 업종 규칙에 조건으로 얹으면 — 크게 나빠졌다

| 규칙 | 연평균 수익률 | 최대 낙폭 | 샤프 | 2019~2024 누적 |
|---|---|---|---|---|
| 코스피 | +13.7% | −35% | 0.59 | +18% |
| 직전 6개월 수익 상위 3 업종 + 게이트(조건 없음) | +22.7% | −31% | 0.78 | +127% |
| + 정부 언급이 늘어난 업종만(빠진 자리는 현금) | +7.4% | −28% | 0.53 | +30% |
| + 상위 5 업종 중 언급이 늘어난 3개 | +13.6% | −30% | 0.58 | +86% |
| + ‘사업·투자’ 언급이 늘어난 업종만(빠진 자리는 현금) | +6.5% | −26% | 0.52 | +65% |
| + 상위 5 업종 중 ‘사업·투자’ 언급이 늘어난 3개 | +11.2% | −41% | 0.51 | +111% |
‘게이트’는 코스피가 200일 이동평균 아래면 현금으로 피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순위 기간을 9개월, 10개월로 바꿔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직전 9개월 기준은 +21.3%가 +2.3~12.8%로, 직전 10개월 기준은 +26.4%가 +6.0~11.2%로 떨어졌습니다.
세 가지 순위 기간 모두, 두 가지 언급 지표 모두, 빈자리를 현금으로 두든 다른 업종으로 채우든 전부 조건을 얹기 전보다 나빴습니다. 정부가 많이 말하는 업종을 남기면, 정작 잘 오르는 업종(반도체·조선)이 빠지고 늘 언급되는 업종(국방·건설·에너지)이 남기 때문입니다.

사례 — 맞을 때도 있고 크게 틀릴 때도 있다
‘사업·투자’ 언급이 가장 많이 늘어난 3개 업종을 매달 고르는 방식으로 8년 동안 291번 선택했습니다. 그중 코스피를 이긴 것은 45%였고, 코스피 대비 평균 초과수익은 −1.4%포인트였습니다. 아래 사례는 투자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 사례만 보면 그럴듯해 보이는 함정을 보여 주는 기록입니다.
잘 맞은 달

2025년 10월 말, 핵심광물·비철금속 관련 정부 발표가 석 달 사이 18건으로 늘어 ‘비철금속’ 업종이 1위로 뽑혔습니다. 11월에 업종은 +19.9%, 고려아연은 +29.9% 올랐고 같은 달 코스피는 −4.4%였습니다.
크게 틀린 달

2023년 3월 말에는 가스요금·도시가스 관련 발표가 늘어 ‘가스유틸리티’ 업종이 1위로 뽑혔습니다. 그런데 4월에 업종은 −43.0%였고, 서울가스는 −74.2%, 대성홀딩스는 −75.2% 떨어졌습니다. 그달 일부 종목에서 반대매매가 몰리며 급락한 사건이 있었는데, 정부 발표 건수는 이런 위험을 전혀 걸러 주지 못했습니다. 2026년 4~5월에는 교육서비스·화학 업종이 코스피가 +28% 넘게 오른 달에 −10~−13% 떨어졌습니다.
성공과 실패가 섞여 있는 것은 어떤 규칙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비율입니다. 이긴 비율이 절반도 안 되면 규칙이라기보다 동전 던지기에 가깝습니다.
가격을 보지 않고 정부 언급만 따라가면
| 규칙 | 연평균 수익률 | 최대 낙폭 | 샤프 |
|---|---|---|---|
| 정부 언급이 가장 많이 늘어난 3 업종 | −1.5% | −45% | 0.08 |
| 위 규칙 + 게이트 | −0.7% | −41% | 0.07 |
| ‘사업·투자’ 언급이 가장 많이 늘어난 3 업종 | −4.0% | −63% | −0.02 |
| 위 규칙 + 게이트 | −2.4% | −43% | −0.04 |
모두 마이너스였습니다. 2025년 이후 이 규칙이 고른 업종은 가스유틸리티·교육서비스·화학·건설·자동차부품 같은 곳이었습니다. 정부가 열심히 말하는 업종과 시장이 실제로 오르는 업종은 달랐습니다.
정리
- “국가적 이슈”는 정부 보도자료 건수로는 잡히지 않았습니다. AI 설비투자 같은 시장의 흐름과 부처 보도자료 건수는 서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 정부 발표는 나올 때쯤이면 시장이 이미 알고 있거나, 시장이 먼저 움직인 뒤에 나왔습니다.
- 키워드 대응표를 손보면 숫자는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 기간, 두 지표, 두 방식이 모두 같은 방향이라 표를 고쳐서 뒤집힐 결과는 아닙니다.
- 4편의 주도 업종 규칙은 그대로 두고, 정부 발표는 거르는 조건으로 쓰지 않습니다.
읽을 때 조심할 점
- 보도자료 제목·요약의 키워드 일치로 셌기 때문에 뜻을 읽은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 규제”도 “반도체 지원”과 같은 1건으로 셉니다. 행동어 조건(사업·투자 언급)을 따로 둔 것이 그 보완인데, 결과는 같았습니다.
- 업종 분류는 현재 시점 분류입니다(3·4편과 같은 한계).
- 8년 남짓으로 짧고, 2025~2026년의 몫이 큽니다.
- 과거 자료로 계산한 결과라 앞으로도 같다는 보장은 없고, 특정 종목을 사라는 뜻이 아닙니다.
마무리
정부 지원 뉴스를 보고 관련 주식을 사려 한다면, 그 업종 주가가 발표 전에 이미 얼마나 올랐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이번 조사에서 정부 발표는 대개 주가보다 늦었습니다. 이미 오른 뒤라면 뉴스만 믿고 뒤늦게 사서 고점에 물리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