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라는 규칙을 하라는 규칙으로 바꿔 쓰면 — 임펄스 적색이 풀릴 때

여기서 재는 규칙은 연구부가 고안한 것이 아닙니다. 알렉산더 엘더가 2002년에 소개한 임펄스 시스템입니다. 널리 알려진 규칙을 코드로 옮겨 한국·미국 상장주 전부에 걸어 본 기록입니다. 재는 법은 이 시리즈를 읽는 법.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지표는 무엇을 하라고 말합니다. 사라, 팔라, 기다려라.

임펄스는 다릅니다. 무엇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쪽이에요. 설계가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쓰는 사람들은 이걸 자주 뒤집어 씁니다. 금지가 풀린 날을 사라는 신호로 읽는 거죠. 그렇게 쓰면 어떻게 되는지를 쟀습니다.

1. 색으로 칠하는 검열 장치

봉 하나하나에 색을 입힙니다. 보는 건 둘이에요.

  • 13일 EMA 기울기 — 값의 방향, 그러니까 가격이 어디로 가고 있나
  • MACD 히스토그램 기울기 — 속도의 방향, 그러니까 그 움직임이 빨라지나 느려지나

둘을 엮으면 색이 나옵니다.

뜻 금지되는 것
녹색 (둘 다 위) 방향도 위, 속도도 붙는 중 공매도 금지
적색 (둘 다 아래) 방향도 아래, 속도도 빠지는 중 매수 금지
청색 (엇갈림) 둘이 따로 논다 둘 다 허용

중요한 건 세 번째 칸입니다. 녹색이 “사라”가 아니라 “팔지(공매도하지) 마라”예요. 적색도 “팔아라”가 아니라 “사지 마라”입니다.

허락하는 장치가 아니라 막는 장치입니다. 가장 나쁜 자리에서 손을 못 대게 하는 거예요.

2. 그러면 금지가 풀릴 때는

적색이 사라졌다는 건 방향과 속도 중 적어도 하나가 돌아섰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그날이 바닥 아니냐 — 이렇게 읽고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원 규칙에는 없는 용법입니다. 금지가 풀린 것은 사도 된다는 뜻이지 사라는 뜻이 아니니까요.

그래도 재 본 까닭은 실제로 그렇게 쓰이기 때문입니다.

전일 임펄스 = 적색 (EMA13 하락 AND MACD-H 하락)
AND 오늘 임펄스 ≠ 적색
   → 다음날 시가에 매수
   → 20거래일 뒤 시가에 매도

3. 사면 어떻게 되나 — 두 장면

파마리서치(214450), 2025-12-29 신호. +35.2% 입니다.

성공 사례

호텔신라(008770), 2023-09-15 신호. -22.8% 입니다.

실패 사례

4. 장이 어떤 상태였나로 갈라 봤습니다

국면별

상승장 횡보장 하락장
🇰🇷 한국 초과수익 (%p) -0.19 -0.10 +0.09
🇰🇷 신호 수 · 승률 156,927 · 39% 45,762 · 42% 90,420 · 43%
🇺🇸 미국 초과수익 (%p) +0.02 +0.02 +0.11
🇺🇸 신호 수 · 승률 937,597 · 47% 281,957 · 48% 399,028 · 48%

표의 값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한국 상승장 칸의 -0.19 — 지수가 그만큼 갔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날 아무 종목이나 산 것보다 20일에 0.19%p 못했다는 말입니다.

여섯 칸이 전부 비어 있습니다

가장 큰 값이 한국 상승장 -0.19 입니다. 이 시리즈는 ±0.2%p 안쪽을 없는 것으로 읽는데, 여섯 칸이 전부 그 안에 들어갑니다.

되는 국면도 깨지는 국면도 없어요. 국면을 갈라도 아무거나 산 것과 구분이 안 됩니다.

5. 앞뒤로 갈라 보면

표본 안팎

한국 2018~2022 한국 2023~2026 미국 2000~2013 미국 2014~2026
초과수익 (%p) +0.00 -0.18 +0.06 +0.02

한국 앞 절반이 정확히 0.00 입니다. 이 시리즈에서 보기 드문 숫자예요.

6. 이 신호만으로 돈을 굴렸다면

지수와 비교

CAGR MDD 샤프 투자일 보유종목
🇰🇷 이 신호 -0.4% -54.1% 0.11 98% 2,896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1.2% -54.9% 0.18 100% 전부
🇺🇸 이 신호 +4.1% -62.0% 0.29 99% 4,901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3.9% -61.9% 0.28 100% 전부

결론. 같은 비용으로 아무거나 담은 쪽과 견주면 한국 -0.4% 대 +1.2% — 못 넘었어요 · 미국 +4.1% 대 +3.9% — 넘었어요.

미국이 +4.1% 대 +3.9%, 샤프 0.29 대 0.28로 간신히 위입니다. 이 정도 간격은 넘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크기예요. 낙폭도 -62.0% 대 -61.9%로 똑같습니다.

7. 금지 규칙을 뒤집어 쓰면 왜 안 되나

적색이 풀렸다는 건 “가장 나쁜 상태가 끝났다” 는 뜻입니다.

그런데 가장 나쁜 상태가 끝난 것과 좋은 상태가 시작된 것은 다릅니다. 적색에서 벗어난 종목은 대개 청색으로 갑니다. 방향과 속도가 엇갈리는 애매한 자리예요.

그래서 이 신호가 잡는 건 바닥이 아니라 애매함의 시작입니다. 한국 상승장에서만 156,927건이 나왔다는 게 그 말을 해요. 적색과 청색을 오가는 일이 워낙 잦습니다.

금지 규칙은 걸러 내는 쪽으로만 설계됐습니다. 나쁜 자리를 표시하는 장치에서 “나쁘지 않음”을 끄집어내면, 남는 건 좋음이 아니라 나머지 전부예요.

그러면 금지 규칙으로서는 쓸모가 있을까

이 글은 거기에 답하지 않습니다.

그걸 재려면 질문이 달라야 합니다. “적색이 풀릴 때 사면 어떤가”가 아니라 “적색일 때 샀으면 얼마나 손해였나” 를 봐야 해요. 막아서 피한 손실이 얼마인지를 재는 겁니다.

다른 질문이고 이 시리즈 밖입니다. 여기서 0이 나왔다고 임펄스가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잰 것은 뒤집어 쓴 용법이지 원래 용법이 아닙니다.

8. 알아 둘 것

  • 원래 용법을 재지 않았습니다. 위에 쓴 대로예요. 이 편의 0은 뒤집어 쓴 용법의 0입니다.
  • 임펄스는 봉 하나하나에 색을 입히는 장치라 들고 있는 동안에도 색이 바뀝니다. 그 색 변화에 맞춰 파는 방식은 여기서 재지 않았어요. 20일 보유로 통일했습니다.
  • 일간 차트만 봤습니다. 주간까지 겹쳐 보는 판은 다음 편에서 따로 쟀습니다.
  • ±0.2%p 안쪽은 없는 것으로 읽어 주세요. 이 편은 여섯 칸이 모두 거기 들어갑니다.
  • 지나간 자료로 잰 결과이고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글쓴이가 글에 나온 종목을 보유 중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측정 결과이고 매수·매도 의견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