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재는 규칙은 연구부가 고안한 것이 아닙니다. J. 웰스 와일더가 만든 ADX를 거름망으로 쓰는 방식이고, 알렉산더 엘더를 비롯해 추세 매매를 다루는 쪽에서 널리 쓰입니다. 널리 알려진 규칙을 코드로 옮겨 한국·미국 상장주 전부에 걸어 본 기록입니다. 재는 법은 이 시리즈를 읽는 법.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앞 편에서 13일 EMA 기울기만으로 사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봤습니다. 신호가 너무 많아서, 사실상 “지금 오르는 중인 종목을 산다”는 문장이었어요.
그래서 흔히 거름망을 겹칩니다. 추세가 있을 때만 추세 신호를 받자는 거죠. 그 거름망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게 ADX입니다.
걸어 봤더니 거꾸로가 나았습니다.
1. ADX가 재는 것
ADX는 방향이 아니라 세기를 잽니다. 이 점이 자주 오해됩니다.
값이 높다고 오르는 중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가파르게 떨어지는 중에도 ADX는 올라갑니다. 한쪽으로 꾸준히 가고 있다는 것만 말합니다.
만드는 방식을 거칠게 풀면 이렇습니다.
- 하루하루 위로 벌어진 폭과 아래로 벌어진 폭을 따로 모읍니다.
- 둘의 차이를 합으로 나눕니다. 한쪽으로만 벌어졌으면 1에 가깝고, 위아래가 비슷하면 0에 가까워요.
- 그 값을 다시 열나흘 평균 냅니다.
그래서 값이 작다는 건 위아래로 번갈아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흔히 20을 경계로 삼아, 그 아래면 방향이 없다고 봐요.
2. 말을 숫자로 바꾸기
거름망의 뜻은 단순합니다. 방향이 있을 때만 추세 신호를 받는다.
EMA13 > 어제 EMA13 ← 추세 신호
AND ADX(14) > 20 ← 거름망
→ 다음날 시가에 매수
→ 20거래일 뒤 시가에 매도
거름망을 반대로 건 판도 같이 돌렸습니다. ADX가 20 아래일 때만 받는 거예요. 통념대로라면 이쪽이 더 나빠야 합니다.
3. 사면 어떻게 되나 — 두 장면
현대로템(064350), 2025-01-07 신호. +44.1% 입니다.

포스코DX(022100), 2023-12-26 신호. -25.6% 입니다.

4. 장이 어떤 상태였나로 갈라 봤습니다

| 상승장 | 횡보장 | 하락장 | |
|---|---|---|---|
| 🇰🇷 한국 초과수익 (%p) | +0.14 | -0.48 | -0.81 |
| 🇰🇷 신호 수 · 승률 | 549,204 · 40% | 112,899 · 40% | 192,640 · 40% |
| 🇺🇸 미국 초과수익 (%p) | -0.08 | -0.00 | -0.34 |
| 🇺🇸 신호 수 · 승률 | 3,572,031 · 46% | 662,739 · 47% | 773,448 · 46% |
표의 값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한국 하락장 칸의 -0.81 — 지수가 그만큼 갔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날 아무 종목이나 산 것보다 20일에 0.81%p 못했다는 말입니다.
거름망이 한 일이 거의 없습니다
거르지 않은 판(13일 EMA 기울기만)과 나란히 놓아 보면 이렇습니다.
| 한국 상승장 | 한국 하락장 | 미국 상승장 | 미국 하락장 | |
|---|---|---|---|---|
| 거름망 없이 | +0.24 | -0.60 | +0.02 | -0.37 |
| ADX > 20 만 | +0.14 | -0.81 | -0.08 | -0.34 |
네 칸 중 셋이 나빠졌습니다. 걸러서 좋아진 게 아니라 나빠졌어요.
승률도 보세요. 세 국면 모두 40%로 똑같습니다. 거름망이 좋은 신호와 나쁜 신호를 전혀 가르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5. 앞뒤로 갈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한국 2018~2022 | 한국 2023~2026 | 미국 2000~2013 | 미국 2014~2026 | |
|---|---|---|---|---|
| 초과수익 (%p) | -0.30 | +0.01 | -0.05 | -0.15 |
넷 중 셋이 마이너스고 나머지 하나도 0입니다.
6. 이 신호만으로 돈을 굴렸다면

| CAGR | MDD | 샤프 | 투자일 | 보유종목 | |
|---|---|---|---|---|---|
| 🇰🇷 이 신호 | -0.6% | -59.5% | 0.10 | 98% | 8,455 |
|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 +1.2% | -54.9% | 0.18 | 100% | 전부 |
| 🇺🇸 이 신호 | +2.0% | -60.3% | 0.20 | 99% | 15,254 |
|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 +3.9% | -61.9% | 0.28 | 100% | 전부 |
결론. 같은 비용으로 아무거나 담은 쪽과 견주면 한국 -0.6% 대 +1.2% — 못 넘었어요 · 미국 +2.0% 대 +3.9% — 못 넘었어요.
보유종목 칸을 보세요. 한국 8,455, 미국 15,254 입니다. 거름망을 걸어 신호가 줄긴 했는데(거름망 없이는 한국 12,055였습니다) 여전히 시장 대부분을 담고 있습니다. 걸렀다고 부르기 어려운 양이에요.
7. 거꾸로 걸면 살아납니다
ADX가 20 아래일 때만 받은 판입니다.
| 한국 앞 | 한국 뒤 | 한국 상승장 | 한국 횡보장 | 미국 상승장 | |
|---|---|---|---|---|---|
| ADX < 20 만 | +0.24 | +0.40 | +0.51 | +0.69 | +0.20 |
한국이 앞 절반 +0.24, 뒤 절반 +0.40으로 양쪽 다 플러스입니다. 상승장 +0.51, 횡보장 +0.69로 또렷해요.
통념과 정반대입니다.
왜 반대로 나올까
ADX가 20을 넘었다는 건 추세가 이미 한참 진행됐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ADX는 열나흘을 평균 낸 값이에요. 값이 20을 넘으려면 그 전에 이미 2~3주 동안 한 방향으로 갔어야 합니다. 그걸 보고 들어가면 추세의 초입이 아니라 중간이나 끝입니다. 스무 날 들고 있는 동안 그 추세가 끝나 있기 쉬워요.
반대로 ADX가 낮은데 EMA가 막 고개를 든 종목은 방향이 이제 생기려는 자리입니다. 거름망이 걸러 낸 쪽이 사실 초입이었던 거죠.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말에는 대가가 붙습니다. 확실해졌다는 건 남들도 다 알게 됐다는 뜻이고, 그만큼 가격이 이미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하락장은 못 이깁니다
거꾸로 건 쪽도 하락장에서는 한국 -0.18, 미국 -0.41로 마이너스입니다.
어느 방향으로 걸러도 하락장을 이긴 거름망은 없었습니다. 거름망은 좋은 신호를 고르는 장치이지, 시장이 통째로 빠지는 걸 막는 장치가 아니에요.
8. 알아 둘 것
- 이 편은 거름망만 쟀습니다. 밑에 깔린 신호(13일 EMA 기울기)를 다른 것으로 바꾸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ADX라는 거름망 자체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 20이라는 경계도 한 가지 설정입니다. 25나 30으로 올리면 신호가 줄고 숫자도 달라집니다. 여기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값 하나로만 쟀어요.
- 거꾸로 건 쪽은 이 시리즈의 목록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앞뒤 양쪽에서 플러스인 건 맞지만, 포트폴리오로 굴렸을 때 아무거나 산 쪽을 넘는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 한 번 한 번의 평균이 좋다는 것과 계좌가 불어난다는 건 다른 말이에요.
- ±0.2%p 안쪽은 없는 것으로 읽어 주세요. 거기 드는 칸이 있어요 — 한국 상승장 +0.14. 아무거나 산 것과 구분이 안 된다는 뜻이에요.
- 지나간 자료로 잰 결과이고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글쓴이가 글에 나온 종목을 보유 중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측정 결과이고 매수·매도 의견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