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재는 규칙은 연구부가 고안한 것이 아닙니다. 알렉산더 엘더가 쓰는 EMA 이탈값(envelope)입니다. 널리 알려진 규칙을 코드로 옮겨 한국·미국 상장주 전부에 걸어 본 기록입니다. 재는 법은 이 시리즈를 읽는 법.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이 편은 결과보다 결과를 어떻게 나눠 보느냐가 주인공입니다.
전체 기간 평균만 보면 쓸모없어 보이는 규칙인데, 시장 상태별로 가르면 방향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같은 숫자가 보기에 따라 다른 말을 하는 사례예요.
1. 평균선에서 얼마나 멀어졌나
이동평균선은 최근 분위기의 한가운데입니다. 가격은 그 선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벌어졌다 좁혀졌다 합니다.
이탈값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갑니다. EMA 위아래로 일정 비율만큼 띠를 둘러놓고, 가격이 그 띠 밖으로 나가면 지나치다고 보는 방식이에요. 보통 ±3~5%를 씁니다.
밑동을 뚫고 내려간 종목은 2~3주 평균보다 유난히 싸진 상태입니다. 그 정도면 과하게 팔렸다고 보고 되돌아오는 쪽에 거는 겁니다.
이 글에서는 아래쪽 5% 로 잡았습니다.
종가 < EMA13 × 0.95
→ 다음날 시가에 매수
→ 20거래일 뒤 시가에 매도
반대쪽, 그러니까 띠 위쪽 5%를 넘었을 때 파는 규칙도 같이 돌렸습니다. 뒤에 나옵니다.
왜 다음 날 시가인가. 신호는 종가가 확정돼야 나오는데 그 종가로는 살 수 없습니다. 종가에 산 것처럼 계산하면 실제로는 불가능한 성적이 나와요.
2. 사면 어떻게 되나 — 두 장면
이수페타시스(007660), 2024-01-31에 신호가 났습니다. +35.9% 입니다.

같은 코드가 대한전선(001440) 에서 2026-06-22에 낸 신호는 이렇게 갔습니다. -25.6% 예요.

가장 잘된 하나만 내밀면 어떤 규칙이든 그럴듯해 보이니까요.
3. 먼저 전체 평균부터 보겠습니다
기간을 앞뒤로 잘라 본 결과입니다.

| 한국 2018~2022 | 한국 2023~2026 | 미국 2000~2013 | 미국 2014~2026 | |
|---|---|---|---|---|
| 초과수익 (%p) | +0.27 | -0.27 | -0.30 | -0.28 |
여기서 멈추면 결론은 ‘안 되는 규칙’입니다. 한국은 앞에서 플러스였다가 뒤에서 그대로 부호가 뒤집혔고, 미국은 양쪽 다 마이너스예요. 앞에서 됐다가 뒤에서 깨지는 건 우연이었다는 전형적인 모양입니다.
실제로 이 시리즈를 돌리면서 이 지점에서 버린 규칙이 여럿입니다. 그런데 이 편은 한 번 더 갈라 보니 그림이 달라졌어요.
4. 장이 어떤 상태였나로 갈라 봤습니다

| 상승장 | 횡보장 | 하락장 | |
|---|---|---|---|
| 🇰🇷 한국 초과수익 (%p) | -0.66 | -0.38 | +0.69 |
| 🇰🇷 신호 수 · 승률 | 148,938 · 38% | 66,410 · 42% | 151,642 · 46% |
| 🇺🇸 미국 초과수익 (%p) | -0.78 | -0.48 | +0.55 |
| 🇺🇸 신호 수 · 승률 | 722,104 · 45% | 279,362 · 47% | 640,345 · 49% |
표의 값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한국 상승장 칸의 -0.66 — 지수가 그만큼 갔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날 아무 종목이나 산 것보다 20일에 0.66%p 못했다는 말입니다.
방향이 또렷합니다
하락장에서 되고, 상승장에서 깨집니다.
한국이 하락장 +0.69 대 상승장 -0.66. 미국이 +0.55 대 -0.78. 두 나라가 같은 방향으로, 비슷한 크기로 나왔어요. 승률도 따라갑니다. 한국 하락장 46%가 상승장 38%보다 여덟 포인트 높아요.
앞의 전체 평균이 0 근처였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플러스 구간과 마이너스 구간이 서로를 지워버린 것이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게 아닙니다.
5. 왜 이렇게 갈릴까
같은 “평균보다 5% 아래”가 국면에 따라 전혀 다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무너지는 중일 때. 멀쩡한 종목도 같이 쓸려 내려갑니다. 파는 이유가 그 회사에 있는 게 아니라 시장 전체에 있어요. 그래서 평균 아래로 벌어진 간격이 되돌아올 간격입니다. 실제로 하락장 승률이 가장 높습니다.
시장이 오르는 중일 때. 남들이 다 오르는데 혼자 평균 밑으로 5%나 빠졌다면, 그건 그 종목에 사정이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되돌아올 간격이 아니라 떨어져 나가는 중인 거죠. 상승장 승률 38%가 그 말을 합니다.
과매도라는 말 자체가 국면을 품고 있는 겁니다. 무엇에 비해 과한지를 정하지 않으면 뜻이 서지 않아요.
6. 이 신호만으로 돈을 굴렸다면

| CAGR | MDD | 샤프 | 투자일 | 보유종목 | |
|---|---|---|---|---|---|
| 🇰🇷 이 신호 | -6.8% | -62.1% | -0.09 | 98% | 3,687 |
|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 +1.2% | -54.9% | 0.18 | 100% | 전부 |
| 🇺🇸 이 신호 | -1.6% | -81.1% | 0.10 | 99% | 5,040 |
|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 +3.9% | -61.9% | 0.28 | 100% | 전부 |
미국 낙폭 -81.1% 를 보세요. 이 시리즈를 통틀어도 깊은 축입니다.
까닭이 구조에 있습니다. 이 규칙은 떨어진 것을 사는 규칙이라, 시장이 길게 무너지는 구간에서 신호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떨어질수록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산 상태에서 또 떨어져요. 앞 절에서 본 “하락장에서 된다”는 평균이 이 낙폭을 견딘 뒤에 나오는 평균입니다.
국면별로 좋아 보이는 숫자와 계좌가 겪는 일은 다릅니다. 둘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예요.
7. 반대쪽이 더 좋았습니다
띠의 위쪽 5%를 넘었을 때 파는 규칙도 같이 돌렸습니다. 이쪽이 결과가 낫습니다.
미국은 +0.70과 +0.52, 한국은 +1.13과 +0.09로 양쪽 나라에서 다 살아남았어요. 한국은 횡보장 +1.57, 하락장 +2.03으로 또렷하고, 상승장만 -0.04로 힘이 없습니다.
읽어 보면 이렇습니다. 오르는 장에서는 평균 위로 벌어진 채 계속 가지만, 장이 옆으로 가거나 무너질 때 평균보다 5% 비싸진 종목은 그 자리를 못 지켰습니다.
사는 쪽보다 파는 쪽에서 더 잘 듣는 규칙이었던 셈입니다.
8. 알아 둘 것
- 이 편의 교훈은 숫자가 아니라 나누는 법입니다. 전체 평균에서 0 근처로 나온 규칙을 곧바로 버리면, 서로 지워진 두 방향을 못 보고 넘어갑니다. 반대로 국면별로 좋아 보인다고 그대로 쓸 수도 없어요. 낙폭 -81.1%가 그 사이에 있습니다.
- ±0.2%p 안쪽은 없는 것으로 읽어 주세요.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검정한 값이 아닙니다.
- 5%라는 폭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씌웠습니다. 하루에 2%씩 움직이는 종목과 8%씩 움직이는 종목에 같은 띠를 두르면, 많이 움직이는 쪽만 잔뜩 걸립니다. 종목마다 변동성에 맞춰 띠 폭을 달리하는 방식은 여기서 재지 않았어요.
- 지나간 자료로 잰 결과이고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글쓴이가 글에 나온 종목을 보유 중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측정 결과이고 매수·매도 의견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