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재는 규칙은 연구부가 고안한 것이 아닙니다. 알렉산더 엘더가 쓰는 EMA 매매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입니다. 널리 알려진 규칙을 코드로 옮겨 한국·미국 상장주 전부에 걸어 본 기록입니다. 재는 법은 이 시리즈를 읽는 법.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이동평균선이 오르고 있으면 사라. 기술적 분석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문장일 겁니다.
정말 그렇게만 해도 되는지를 한국과 미국 전 종목에 걸어 봤습니다.
1. 왜 하필 지수이동평균인가
보통 이동평균이라 하면 최근 며칠 종가를 그냥 더해 나눈 값입니다. 이 방식에는 거슬리는 구석이 하나 있어요.
오늘 종가와 열사흘 전 종가를 똑같이 취급합니다. 그리고 열사흘 전 종가가 창 밖으로 밀려나는 날, 오늘 가격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도 평균선이 꺾입니다. 지나간 숫자가 빠지는 것만으로 선이 방향을 바꾸는 겁니다.
지수이동평균(EMA)은 여기를 손봅니다. 최근 값에 무게를 많이 주고 옛날 값일수록 무게를 줄이되, 완전히 버리지는 않습니다. 어제 EMA에 오늘 가격을 정해진 비율로 섞는 식이라, 창 밖으로 뚝 떨어져 나가는 숫자가 없어요.
그래서 선이 덜 튑니다. 열세 거래일, 그러니까 대략 2~3주 치 분위기를 재는 선이라고 보면 됩니다.
2. 값이 아니라 기울기를 봅니다
이 규칙의 핵심은 선이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가느냐를 본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EMA 위에 있다는 건 최근 2~3주 평균보다 비싸다는 말일 뿐입니다. 반면 EMA가 어제보다 높아졌다는 건, 최근 들어온 가격들이 그전보다 높아서 평균을 끌어올렸다는 뜻이에요. 앞쪽이 위치라면 뒤쪽은 방향입니다.
코드로는 이렇게 옮겼습니다.
EMA13 > 어제 EMA13
→ 다음날 시가에 매수
→ 20거래일 뒤 시가에 매도
신호는 종가가 확정돼야 나오는데 그 종가로는 살 수 없으니, 하루를 미뤄 다음 날 시가에 사는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26일 EMA로도 같이 돌렸어요.
3. 사면 어떻게 되나 — 두 장면
효성중공업(298040), 2025-09-24에 신호가 났습니다. +42.3% 입니다.

같은 코드가 엘앤씨바이오(290650) 에서 2025-12-18에 낸 신호는 이렇게 갔습니다. -24.3% 예요.

가장 잘된 하나만 보여주면 어떤 규칙이든 그럴듯해 보이니까요.
4. 장이 어떤 상태였나로 갈라 봤습니다

| 상승장 | 횡보장 | 하락장 | |
|---|---|---|---|
| 🇰🇷 한국 초과수익 (%p) | +0.24 | -0.10 | -0.60 |
| 🇰🇷 신호 수 · 승률 | 757,927 · 40% | 167,986 · 42% | 289,983 · 41% |
| 🇺🇸 미국 초과수익 (%p) | +0.02 | +0.00 | -0.37 |
| 🇺🇸 신호 수 · 승률 | 5,668,869 · 47% | 1,189,545 · 47% | 1,323,276 · 46% |
표의 값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한국 하락장 칸의 -0.60 — 지수가 그만큼 갔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날 아무 종목이나 산 것보다 20일에 0.60%p 못했다는 말입니다.
추세 추종의 교과서적인 모양입니다
한국이 상승장 +0.24, 하락장 -0.60. 미국이 +0.02, -0.37.
오르는 장에서 조금 벌고 내리는 장에서 그보다 더 잃습니다. 합치면 0 근처예요. 추세를 따라가는 규칙들이 거의 다 이 모양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추세 추종은 이미 오르고 있는 것을 삽니다. 장이 돌아설 때 그 ‘이미 오르고 있던 것’들이 가장 많이 담겨 있고, 돌아선 걸 알아채기 전에 20일이 흘러가요. 버는 쪽은 느리고 잃는 쪽은 빠릅니다.
5. 신호 수를 보세요
이 편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초과수익이 아니라 신호 수라고 봅니다.
한국 8년에 1,309,359건입니다. 날마다 거래되는 종목이 1,450종쯤이니, 매 거래일 종목의 40% 가까이가 신호였다는 뜻이에요.
열에 넷이 해당하는 조건은 고른 게 아닙니다. “EMA13이 어제보다 높은 종목을 산다”는 문장은 사실상 “지금 오르는 중인 종목을 산다”와 같은 말이고, 아무 때나 시장을 보면 늘 그런 종목이 넷에 하나에서 둘쯤 있습니다.
거르는 게 거의 없는 조건에서 아무거나 산 것과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왔고요.
이건 이 규칙이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혼자 쓰라고 만든 조각이 아니라는 말에 가깝습니다. 방향이 맞는 종목을 추려 주는 1차 체 정도로 두고, 그 뒤에 거르는 조건을 더 얹는 쓰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6. 앞뒤로 갈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한국 2018~2022 | 한국 2023~2026 | 미국 2000~2013 | 미국 2014~2026 | |
|---|---|---|---|---|
| 초과수익 (%p) | -0.14 | +0.12 | -0.04 | -0.03 |
넷 다 0 언저리입니다. 앞 절반에서 되다가 뒤 절반에서 깨지는 식의 변화가 없어요.
달리 말하면 꾸준히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한국 뒤 절반의 +0.12도 그 구간에 상승장이 많았던 몫이지, 규칙이 나아진 게 아닙니다.
7. 이 신호만으로 돈을 굴렸다면
초과수익은 한 번 한 번의 평균이라 계좌가 실제로 어떻게 됐을지는 안 보여줍니다. 포트폴리오로도 굴려 봤어요.

| CAGR | MDD | 샤프 | 투자일 | 보유종목 | |
|---|---|---|---|---|---|
| 🇰🇷 이 신호 | +0.6% | -57.9% | 0.15 | 98% | 12,055 |
|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 +1.2% | -54.9% | 0.18 | 100% | 전부 |
| 🇺🇸 이 신호 | +2.4% | -62.5% | 0.22 | 99% | 24,844 |
| 🇺🇸 아무 종목이나 20일씩 | +3.9% | -61.9% | 0.28 | 100% | 전부 |
보유종목 칸을 보세요. 한국 12,055, 미국 24,844 입니다. 신호가 워낙 많아 사실상 시장 전체를 담았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성적도 ‘아무 종목이나 20일씩’과 거의 포개집니다. 한국 +0.6% 대 +1.2%, 미국 +2.4% 대 +3.9%. 조금씩 밑도는데, 그 차이가 회전비용 쪽에 가깝습니다.
8. 느린 선으로 바꾸면
26일 EMA로 돌리면 한국 상승장 +0.28, 하락장 -0.91입니다. 열세 거래일짜리보다 양쪽으로 다 커졌어요.
느린 선일수록 방향이 늦게 바뀝니다. 오르는 장에서는 그 둔함이 버티는 힘이 되지만, 무너질 때는 돌아섰다는 걸 더 늦게 알아챕니다. 국면에 더 세게 매이는 겁니다.
기간을 늘리면 안정적이 된다고 흔히들 말하는데, 적어도 여기서는 안정적이 된 게 아니라 한쪽으로 더 기울었습니다.
9. 알아 둘 것
- ±0.2%p 안쪽은 없는 것으로 읽어 주세요. 거기 드는 칸이 있어요 — 한국 횡보장 -0.10. 아무거나 산 것과 구분이 안 된다는 뜻이에요.
- 혼자 쓰는 조각이 아닙니다. 다른 조건과 겹쳐 쓸 때 어떻게 되는지는 이 편에서 재지 않았습니다.
- 지나간 자료로 잰 결과이고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글쓴이가 글에 나온 종목을 보유 중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측정 결과이고 매수·매도 의견이 아닙니다.